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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준비: 일본 취업의 꽃, 자기분석 ①

월요일의도쿄2019.02.05 03:37조회 4225추천 5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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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취업 가이드: 준비

 

일본취업 가이드2.jpg

 

지난 세 편의 가이드를 통해, 일본 취업의 개략적인 내용을 훑는 입문 편을 마무리했습니다. 본편부터는 '준비'에 해당하며, 일본 취업 준비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오늘은 그 시작으로 일본취업의 꽃이라 불리는 자기분석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일본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가이드를 1편부터 충실히 따라오신 분이라면, '스펙', '대외활동', '자격증', '영어점수'보다는, '흥미', '경험', '잠재력', '꿈', '가치관' 등이 일본 취업과 훨씬 더 어울리는 키워드라는 사실을 파악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노출되어 있는 환경은 한국의 채용문화이다보니, 완성형 인재, 즉, 업무에 즉시 투입 가능한 사람을 원하는 한국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하다보면 본인도 모르는 새에 다시금 한국식으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JLPT N1은 땄는데 또 (스펙으로) 어떤 걸 해놔야 될까'라는 식으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수평계.png

본인이 일본의 채용문화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해봅시다.

 

자기분석의 단계에까지 이른 분이라면, 진지하게 일본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니 지속적으로 일본 기업 입장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고, 이따금 본인이 한국식 채용문화로 생각을 하고 있다면 주기적으로 이 기준점을 다시 일본 기업 쪽으로 돌려놓아야 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특수기술(일본어가 아닌 외국어, 프로그래밍 등)을 요하는 일이 아닌 이상, 스펙으로써 필요한 것은 일본어 외에는 없습니다. (*주1) 반대로 말하자면 일본어는 반드시 본인이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수준까지 올려놓으시길 바랍니다. 그 다음부터는 자기분석, 업계분석, 기업분석에서 판가름이 납니다. 이를 테면 일본어가 하드웨어, 자기분석~기업분석이 소프트웨어인 셈입니다. 하드웨어가 있어도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깡통에 불과하고, 소프웨어가 있어도 하드웨어가 딸리면 버벅일 수밖에 없으니 이 둘은 필요충분조건이라고 하겠습니다. 일본어 공부에 열을 올렸다면, 자기분석~기업분석에도 그만큼의 시간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합니다.

 

(*주1) 스펙은 아니지만 신입채용에 한정하여 말하자면, 일본어 외에 일본 기업이 유일하게 중시하는 것은 나이(혹은 졸업 후 시간의 경과)입니다. 일본 기업은 잠재력 있는 인재를 발굴하여 회사 생활의 과정을 거치며 육성해낸다는 생각으로 채용에 임하기 때문에 ① 신졸 지원자이면서, ② 사회 경력이 없고, ③ 군필 남성 기준 만 28~29세, 여성 혹은 군면제 남성 기준 만 26~27세를 넘긴 경우라면 일본 취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2. 일본 기업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일본 기업 입장에서 생각하라는데, 그럼 도대체 일본 기업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엔트리시트나 면접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을 보겠습니다.

"학생 시절에 가장 열심히 한 것은 무엇입니까?"

"실패했던 경험과 그로부터 배운 것에 대해 말해주세요"

"자신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다음으로는 일본에서 가장 큰 재벌 그룹인 미쓰비시 그룹의 계열사 엔트리시트 질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미쓰비시상사는 일본에서 가장 큰 종합상사이고, 미쓰비시UFJ은행도 일본에서 가장 큰 은행입니다.

"당신이 미쓰비시 상사에서 도전하고 싶은 것실현하고 싶은 에 대해 말해주세요" (2014년 미쓰비시상사)

"지망동기일을 할 때 중요시하고 싶은 것에 대해 말해주세요" (2017년 미쓰비시UFJ은행)

 

꿈...! 일본 기업은 꿈에 대해 물어봅니다. 만약 '우리 회사에서 이루려는 꿈이 뭔가요?'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답하실 건가요? 단편적으로 이 질문에 대한 답만을 급하게 생각해낼 수도 있겠지만, 일본 기업은 자소서 내용을 면접에서 묻는다던지, 면접에서도 꼬리를 무는 식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임기응변'을 해버리면 논리적 일관성이나 내용의 깊이에서 어느 순간 들통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인사담당자.jpg

꼬리잡기형은 한국에서 선호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면접방식은 다소 생소할 수도 있습니다.

 

좀전의 질문에 대답하려면 최소 3가지 분석이 선행되어야 필요합니다. ① 본인이 어떤 성격이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 지, ②  ①을 바탕으로 한 본인의 꿈은 무엇인지, ③ 지원하는 회사에서 그 꿈을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지. 자기분석에 해당하는 ①, ②가 이루어져 있지 않으면 애초에 ③까지 나아가는 게 불가능합니다. 단순히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뿐만 아니라 이런 유형의 질문에 막힘 없이 대답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자기분석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아래의 질문들에 대한 자신만의 답을 구하는 과정입니다.

 

-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왜 좋아하는가?

- 나는 어떤 일(仕事)을 하고 싶은가? 왜 하고 싶은가?

- 왜 일본에서 일하고 싶은가?

- 나는 어떤 가치관을 중시하는가? 왜 중시하는가? 

- 나는 무엇을 잘 하는가/못 하는가?

- 나는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가?

등등

 

3. 자기분석은 어떻게 할까? (1)

 

가장 쉽게는 시계열적인 분석을 해볼 수 있습니다. '나'라는 사람을 구성하는 일련의 생애적 경험들을 살펴보는 겁니다. 내가 언제 즐거웠는지, 언제 행복했는지, 언제 슬펐는지, 언제 좌절했는지, 언제 보람을 느겼는지, 언제 성취감을 느꼈는지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의 나의 삶이 어떤 스토리 라인을 가지는지 회고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파고들어가는 작업이지만, 진주와도 같은 본인만의 컨텐츠를 만들기에 가장 효과적입니다. 예시로써 다음의 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인생에서 성취감이나 좌절감을 느낀 경험 (예시)

캡처.JPG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 실제로는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굵직한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다면 이제는 각 사건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지방으로 이사를 가게 됨'을 예시로 삼아볼까요?
 

에피소드.png

(어디까지나 예시일 뿐, 실제로는 훨씬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본인의 생애경험에 대해 기술하는 것을 한번도 안 해보신 분들은 거의 없을 겁니다. 중고등학교 진로 수업시간이나 대학교 심리학 교양수업의 과제로 몇 번은 해봤을 만한 것들이니까요. 단지 이러한 자기분석을 취준생으로서 진지하고 깊게 해본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지금까지의 삶을 전반적으로 돌아보고, 개별 에피소드에 대해 완연한 성인의 시각으로써 접근해보시기 바랍니다. 개별 사건들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까지 마무리되었다면 아래와 같은 모티베이션 그래프으로 시각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기분석은 정해진 방식이 없으므로, 거꾸로 모티베이션 그래프로부터 출발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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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베이션 그래프를 그린 후에는 각 피크에 대해 비교를 해볼 수 있습니다. Y축이 + 방향으로 피크를 찍었던 시점들 간의 비교, - 방향으로 피크를 찍었던 시점들 간의 비교, + 방향 피크와 - 방향 피크의 비교가 가능하고, 상향/하향의 변화가 어느 주기로 일어나는지, 최근의 나의 감정상태는 과거의 나와 비교했을 때 어떤 수준인지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시계열 분석을 통해 '과거의 나'에 대한 이해를 확고히 하고, 지금까지 감정의 상태가 그려온 궤적을 파악하면, 이를 바탕으로 존재하는 '현재의 나', 그리고 '현재의 나'가 지향하는 '미래의 나'에 대한 분석까지 나아갈 수 있겠죠. 이후의 단계는 다음편을 통해 설명을 계속하고자 합니다.

 

 

 

 

 

새가 나비가 된다.
정말 구름이 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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