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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일본에서 3년 일한 한국인이 말하는 연봉과 구인난의 진실

니코니코니2019.03.23 19:16조회 40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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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news.chosun.com/misaeng/site/data/html_dir/2018/12/20/2018122000780.html
본 기사의 저작권은 조선일보에게 있습니다.

 

 

[해외취업 허와 실②]일본 파소나그룹 직원 김영주씨 

일본 취업 실패 후 재도전해 안착
“일본은 글로벌 진출 꿈꾸기 좋은 도약대···비싼 물가 수준 등 감안해야”

<편집자주> 2017년 해외 취업자 수가 5000명을 넘어섰습니다. 국내 고용 한파가 계속되면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일본, 싱가포르, 미국 등으로 향하는 청년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들도 있지만 적응에 실패해 한국으로 U턴하는 쪽도 적지 않습니다. jobsN이 해외취업 성공, 실패담을 들어봤습니다.

외국인에게 이민자에 준하는 거주 자격을 주는 등 외국인 노동자를 대폭 늘리는 일본의 출입국관리법안이 2018년 12월 8일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아베 내각은 2019년 4월부터 5년간 34만5150명의 외국인 노동자를 수용하는 계획을 올해 확정할 방침이다. 배경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구인난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구인난을 겪는 일본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한국 취준생이 많다. 일본 파소나그룹(Pasona group)에서 일하는 한국인 김영주(33)씨도 그중 하나였다. 파소나그룹은 일본에서 처음 인력파견업을 시작한 회사다. 적잖은 고비를 겪고 일본 취업에 성공한 그에게서 일본 취업 시장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파소나 글로벌 사업부에서 근무하는 김영주씨. /김영주씨 제공

 

◇파란만장한 커리어 격변기

김씨가 일본에 정착한 것은 2016년. 그전까지 파란만장한 커리어 격변기를 거쳤다. 경기대 관광학부 03학번인 김 씨는 2005년 대학교 3학년 때 일본 어학연수를 갔다. 2008년 대학 졸업 후 일본에서 취업할 생각이었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나면서 일본 구직 시장은 빙하기에 들어섰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 일자리를 알아봐야 했다. 1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했지만 쉽지 않았다.

2011년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다시 한 번 일본으로 향했다. 하지만 동북대지진이 일어나 일주일 만에 또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에서 적극적으로 일하는 그를 본 상사의 추천으로 일본 3대 화장품 브랜드 코세(KOSE) 한국지사에서 마케터로 2년간 일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통역사 2년을 거쳐 일본에 정착했다.

“취업도 이직도 힘들었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었고 문과생 여자였습니다. 나이도 서른이 넘었어요. 일본에서 유학한 경험을 살려 일본으로 눈을 돌려 알아보다 파소나 채용공고를 발견했어요. 먼저 파소나에 입사한 한국 분이 길을 잘 닦아놓은 덕분에 회사 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습니다. 한국인은 적극적이고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높고, 일을 잘한다는 인식이 있었어요.”

이후 2016년부터 현 직장인 파소나에서 일하고 있다. 직원 수가 9000명이 넘고 지주회사 ‘파소나’를 중심으로 자회사 60여개를 거느리는 대기업이다. 김씨는 파소나 글로벌 사업부에서 잡 페어(JOB FAIR)에 관한 일을 담당한다. 한해 그가 담당하는 채용설명회만 20개에 달한다. 일본 내 50개 이상 대학을 돌며 채용설명회를 한다. 한국과 대만·일본에서도 채용설명회를 연다. 한국에서 매년 10월에 여는 채용설명회는 김씨가 회사에 제안해 시작했다. 닛산 자동차, 미츠비시 전기 등 내로라하는 일본 기업에 한국 취준생들이 진출한다.

 

파소나 사옥 모습. /파소나 홈페이지

 

◇ “글로벌 취업 꿈꾼다면 첫출발로 일본이 제격”

일본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영향 때문인지 건설과 제조, 여행·관광, 서비스 분야의 고용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일본 내 대졸 인구가 줄면서 대졸 외국 인력에 대한 수요도 여전하다. 영어를 잘하는 한국인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 김 씨 설명이다.

특히 궁극적인 목표가 ‘글로벌 커리어 쌓기’라면 첫 해외 진출국으로 일본이 적격이라고 말했다. “일본인은 대체적으로 해외지사에 가는 걸 꺼려 합니다. 험지가 아닌 실리콘밸리·홍콩·싱가폴인데도 불구하구요. 반면 한국인은 해외지사 근무를 기회로 생각하죠. 이런 장점을 보고 일본 기업이 한국인에게 해외 지사 근무를 많이 제안합니다.”  김 씨가 중요하게 꼽은 일본 취업 성공 포인트는 이랬다.

①스펙 “일본도 학력 중심 사회”

자기소개서 대신 ‘자기PR’이라 부르는 경력기술서를 쓴다. A4용지 1장에 어떤 공부를 했고 어떤 일을 했는지, 장·단점 등을 적는다. “우리나라 자기소개서는 몇천 자를 써야 하고 스토리텔링이 중요한데, 일본에선 사실만 담백하게 적어요.”

일본은 한국 못지않은 학력사회다. “중견급 이상 기업은 채용공고 아래 과거 채용한 경험이 있는 대학을 적어놓습니다. 적어도 이 정도 수준은 돼야 한다는 뜻이에요. 외국 대학의 경우 QS(Quacquarelli Symonds)나 THE(Times Higher Education) 세계 대학 순위를 참고합니다.”

출신 대학이 좋지 않으면 포기하란 소리는 아니다. “환상만 갖고 도전해선 안된다는 뜻입니다. ‘구인난이 심해 일본어 못해도 괜찮다’는 얘기가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어 실력은 비즈니스 수준이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취업하는 데 들이는 노력만큼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김씨가 입고 있는 옷이 JOB博(JOBHAKU·잡하쿠) 유니폼이다. /김영주씨 제공

 

②면접 “정형화된 절차 속에 숨은 의미”

신입 면접 과정이 한국에 비해 길다. “일본에선 6~8차가 기본입니다. 면접에만 3~4개월 이상 걸려요. 다양한 직급과 부서 사람들을 만나게 하는 게 목적입니다.”  면접 복장과 매너가 중요하다. “채용 시즌에는 백화점에서 면접용 정장과 구두, 가방을 함께 모은 ‘리크루트 세트’를 팝니다. 투피스 정장에, 색은 검은색 아니면 진한 남색으로 모양이 모두 똑같아요. 여성은 5~7cm 정도 굽이 있는 구두에 살색 스타킹을 신어야 합니다. 남자는 이마를 드러내야 하고 젤이나 왁스를 써서 깔끔하게 고정해요.

면접장에선 문 열고 들어가 인사를 한 후 의자 옆에 서서 기다리고 면접관이 앉으라고 할 때 ‘감사합니다’하고 앉아야 합니다. 작은 실수에도 ‘준비가 미흡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요.” 정형화된 면접은 달리 보면 ‘지원자 자체만 바라보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주관적인 기준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애초에 차단하고 면접 내용에만 집중하겠다 뜻이에요.”

면접에서 반드시 대비해야 할 질문도 꼽았다. ‘왜 일본에 오고 싶은지’다. 채용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 “한국 취업이 어려워서 왔다고 하면 절대 안 됩니다. ‘일본 문화를 좋아해서’도 안돼요. 명확한 이유와 목표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회사에 초점을 맞춰 ‘이 회사에 가고 싶은 이유는 이렇고, 그 회사가 일본에 있어서’라는 흐름이어야 합니다.”

③인재상 “현재 경쟁력보다 잠재력 봐”

일본에선 신입사원을 평가하는 기준이 ‘경쟁력’이 아닌 ‘잠재력’이다. “일본에선 한국 취준생의 대외활동 경험을 듣고 놀래요. 우리나라는 대회에 나갔을 때 수상 경험만 씁니다. 성과를 내야만 이력서에 쓸 수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일본에선 대회 참가 경험만 적어도 도전 정신과 노력을 높게 평가해요. 한국 구직 시장에선 빛을 못 본 경험이어도 일본 기업에 도전할 때는 어필하길 바랍니다.”

④채용방식 다양화

기업마다 채용 기간이 다른 한국과 달리 일본은 모든 기업이 똑같은 일정으로 신입을 뽑는다. “기업 60~70%가 가입한 경제단체연합회가 있습니다. 경단련이 발표한 ‘채용일정’에 따라 기업이 일제히 채용을 시작해요. 인적성검사도 제각각이 아니라 취업정보회사 리쿠르트사에서 만든 검사 방식을 모든 기업이 씁니다. 10월에 취업을 확정한 내정자가 이듬해 봄에 대학 졸업과 함께 입사해요.” 하지만 앞으로 이런 채용 방식이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 김 씨 설명이다. 경단련은 2021년 봄 입사자부터 지침을 폐지하기로 했다. 앞으로 기업들이 저마다 독자적인 채용 방식을 만든다는 뜻이다. 일본 취업을 노린다면 앞으로 2~3년 안에는 승부를 봐야 한단 소리다.

 

(왼쪽부터) 경단련 채용전형에 대한 지침에 따른 일정표(대졸자 기준), 채용전형에 대한 지침 변화
/KOTRA 일본 오사카무역관 제공

 

◇한국보다 힘든 일본 현지 생활

김씨는 누구든 준비하고 노력하면 일본 취업을 통해 성공적인 직업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준비 없이 막연하게 뛰어드는 현상을 경계했다. “일본이 구인난이긴 하지만, 이제 한국인을 타깃으로 뽑는 일본 기업은 별로 없습니다. 일본 기업이 동남아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채용시장도 베트남·인도네시아·싱가폴 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하는 것만큼 ‘생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급여가 한국 대비 크게 높지 않고, 물가도 비싸요. ‘헬조선’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어느 나라에나 부조리는 있어요. 현실도피를 위해 일본으로 간다면 반드시 후회할 겁니다.”

 

①급여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 적어”

“일본은 ‘월급제’로 이해하는 게 좋습니다. 기본 월급에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붙습니다. 보통 대기업 인문계 신입은 20만~21만엔(약 200만~210만원) 사이, 이공계는 22만~24만엔이 기본급입니다. 신입 초봉이 높기로 유명한 라쿠텐 기본급은 30만엔입니다. 일본이 좋은 점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크지 않다는 겁니다. 인문계 출신 중소기업 신입이 18만엔 정도 받습니다. 상여금도 기업·산업 분야마다 다릅니다. 대기업을 예로 들면, 한해 4개월치 정도의 상여금이 나온다고 봅니다. ‘기본 월급×16개월치’를 연봉으로 칠 수 있겠네요.”

기본급이 낮은 대신 복리후생을 지원한다. “대부분 기업이 출퇴근 비용을 100% 지원합니다. 시간외 근무수당도 철저히 지켜요. 1분 단위로 수당을 주는 회사도 있어요. 중견급 이상 기업은 주거비를 지원합니다. 또 기숙사가 있는 경우 반드시 1인 1실입니다.”

 

파소나 잡학부에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개최한 일본취업박람회. /파소나 잡학부 공식 페이스북

 

②세금과 생활 “1년 차에 씀씀이 조절해야”

일본은 세 부담이 큰 나라다. OECD가 집계한 36개국  2017년 예비조사치를 보면 일본 국내총생산 대비 세수 비율은 30.6%다. 한국은 26.9%다. 월급에서 소득세·사회보험금·후생연금·주민세가 빠져나간다. 소득세와 사회보험금·후생연금은 기업과 근로자가 반씩 부담한다.

“계약서를 쓸 때 예측한 연봉의 30%를 덜 받는다고 봐야 합니다. 주민세가 복병인데 소득과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도쿄 내에서도 구 단위에 따라 달라요. 제가 도쿄 에도가와구에 사는데 주민세로 한달에 우리 돈으로 9만원쯤 냅니다. 서울로 치면 강남인 시나가와구에서는 월 16만원입니다. 문제는 주민세가 처음 거주하는 1년 동안 부과되지 않다가, 2년차 6월부터 부과된다는 점입니다. 이걸 모르는 한국인들이 당황합니다. 1년 차에 절약 습관을 길들이는 게 좋습니다.”

 

일본 취업을 준비하는 외국인 취업준비생들. /파소나 잡학부 공식 페이스북

 

③기업문화 “아무리 작은 것도 상사에게 보고”

일본에선 신입사원을 처음 1년 동안 육성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미츠비시 전기 같은 경우 3개월간 집체교육을 하고 부서 배치를 합니다. 그리고 또다시 1년 동안 교육을 합니다. 일본이 ‘잠재력’을 인재상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일본 기업은 절차와 체계를 중시한다. “‘호렌소’라는 단어가 있는데 ‘시금치’를 뜻하는 동음이의어입니다. ‘호’는 보고, ‘렌’은 연락, ‘소’는 상담을 뜻해요. 아무리 작은 것이어도 상사에게 보고해야 하고 혼자 결정해선 안됩니다. 직급에 따라 권한도 정해져있어요. 절차와 체계를 중시하는 문화는 나라 전체 분위기이기도 합니다.”

수직적인 관계는 있지만 ‘꼰대 문화’와는 다르다. “일본은 개인주의도 강합니다. 비합리적인 갑질은 없어요. 점심을 반드시 상사와 먹어야 한다거나 회의에 무조건 들어가지 않아도 돼요. 우리 회사의 경우에는 직급이 사업본부장과 부장 그리고 멤버로 구성되는데,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누구 상(씨)’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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