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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공항 지상직) 당신은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

월요일의도쿄2018.11.06 23:09조회 226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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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s://www.worldjob.or.kr/info/bbs/ovseaAdvnStry/view.do?menuId=1000000030&bbscttNo=94805
본 게시물의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김세정님에게 있습니다.

 

2016 K-Move 해외진출 성공수기
수기부문 대상작

 

나는 지방의 4년제 대학 국문과를 나왔다. 2015년 봄, 나는 초조했다. 남들보다 졸업이 늦었고, 부랴부랴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오랫동안 취준생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주변의 친구들이 입사를 해서 정신없을 시기에 불합격 통지를 받으며 힘든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차에 <글로벌 취업상담회> 공고를 보고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운이 따랐고, 나는 간사이공항에서 지상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나는 다만, 남들보다 조금 늦게 꽃을 피웠을 뿐이다.

 

 

스물여덟 취준생, 일본 취업을 꿈꾸다. 

 

'불합격입니다.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토익시험 비용, 대구에서 서울까지 면접을 위한 교통비를 벌어 가며 남는 시간을 쪼개서 영어 공부와 면접 준비를 해왔는데 이번에도 불합격이라니!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불합격 메일을 확인하고 눈물이 왈칵 났다.

 

이젠 익숙할 법도 한데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이번에는 합격할 거야”라며 응원해주신 부모님께도 죄송했고, 무엇보다 '난 왜 이 모양일까'라고 자책하며 얼마 남지 않은 자신감마저 바닥나게 만들었다. 이젠 취업이란 걸 포기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일본인 친구의 권유를 들었다. “너 일본어 자격증 1급도 있으니까 일본에서 일자리를 구해 보는 건 어때?” 이 말 은 거듭된 좌절로 괴로워하던 스물여덟 취준생이었던 나에게 처음으로 해외 취업이라는 가능성의 길을 열어 보였다.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소통하고, 무언가를 서비스하는 일에 자신이 있었기에 공항에서 근무하는 공항 지상직이라는 업무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지상직 취업 준비를 위해 카페에 가입해 정보를 얻고, 학원에 등록해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학원에 다니며 항공시스템을 배우던 중 인터넷 검색으로 코트라와 월드잡플러스 사이트를 알게 되었고, 때마침 서울 킨텍스에서 열리는 <글로벌 취업상담회> 공고를 보게 되었다. 

 

어쩌면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원서를 작성해 제출했고 몇 군데서 면접이 잡히면서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면접관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고, 부 교수님을 만나 발음교정 지도를 받았고, 휴대폰에 일본 방송을 담아 버스 안에서 들으며 일본어 공부를 했다. 피곤함을 잊을 만큼 면접을 준비하는 하루하루가 정말 즐거웠다.

 

 

면접관이 던진 뜻밖의 질문들, 뒤따른 행운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서울행 KTX에 몸을 싣고 일산 킨텍스로 향했다. 하지만 일본인 면접관이 던진 질문은 내 예상과는 달랐다. “나이가 많네요. 결혼은 언제쯤 하실 건가요?” “남자 친구는 있어요” 국내 기업의 면접 자리에서 수없이 들었던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왜 일본에 취업을 하고 싶나요?” “열심히 해서 성적장학금을 받았네요.” “백화점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데 어떤 걸 배웠나요?” 이런 질문들이 나한테 주어졌다. 나이나 개인사가 아니라 나라는 사람 자체를 궁금해 하고, 나란 사람의 가능성과 경험을 본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글로벌 취업상담회 참가로 나의 부족한 점과 보완할 점을 알게 되었고, 나 자신을 돌아보게 계기가 되었다. 서른이 넘어서도 일본 취업이라는 꿈을 찾아서 부산에서 이곳까지 온 같은 면접 조원의 이야기를 듣자 그 열망이 더욱 커졌다. 

 

2015년 여름, 여느 때처럼 이력서를 쓰던 중 뜻밖의 전화가 걸려 왔다. “지난번에 공항 지상직 면접을 보셨죠? 내정자가 당장 일본행이 어렵다고 해서 하는 말인데, 혹시 아직 취업 이 되지 않으셨다면 우리 회사에 오실 생각이 있으세요?" 불합격 통보를 받아 포기하고 있 던 차에 온 전화였다. 합격자가 포기하는 바람에 지원자 중 성적이 높았던 나를 내정자 명단에 넣고 싶다며 의사를 물었다. 고민하지 않았다. 나는 가겠다고 말했다. “엄마, 나 합격했어!” 뛸 듯이 기뻤다. 2015년 10월, 길게만 느껴졌던 취업준비생을 졸업하고 나는 오사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간사이공항의 서비스회사에 11월 입사자가 되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다.

 

집을 떠나, 그것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생활하는 일은 하나에서 열까지 낯선 일투성이였다. 공항 업무라는 것이 겉으로 보면 화려하고 멋져 보일지 모르지만, 직접 몸으로 부딪쳐 보니 힘든 면이 많았다. 늘 일본어를 해야 하는 생활환경, 구두를 신고 손님을 찾으러 북쪽 게이트에서 반대쪽 남쪽 게이트까지 뛰어다니느라 다리는 늘 퉁퉁 부어 있었다.

 

입사 3개월 차에는 목감기가 심하게 걸려 목소리가 잠겼지만, 한국인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겨우겨우 목소리를 내어 가며 일을 했다. 폭우와 기상 악화로 결항이 되자 우리에게 화풀이를 하는 승객들에게 온갖 상소리를 듣기도 했다. 특히 아직 익숙지 않은 자전거를 몰고 출근하다 넘어져 온몸에 멍이 들었던 날에는 서러움이 북받치기도 했다. 집을 떠나 타지에서 일하는 딸이 안 그래도 걱정일 텐데,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괜한 걱정만 늘까 싶어 “오늘도 일 잘 하고 왔어. 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라며 처음으로 거짓말도 했다. 몸과 마음이 지쳐 내가 이러려고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나, 하는 생각에 다 그만두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경험이 쌓였고, 이제 입사 일 년 차가 되었다. 몇 번이고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길 반복하던 일 년 전과 달리, 지금은 한 손으로 핸들을 잡고 씽씽 달리는 나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벌벌 떨며 안내방송을 하고, 발음과 억양이 어색하다는 지적을 매일같이 받던 나는 일본인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녹음을 한 목소리를 듣고 발성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호된 연습 끝에 이제는 방송도 능숙하게 하고, 일본인 고객에게 현지인으로 오해를 받을 만큼 고객 응대도 자연스러워졌다.

 

"선배, 정말 원어민처럼 발음하세요. 멋져요!” 이제 막 신입으로 들어온 한국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들으면 일 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를 돌아보면 내가 조금은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비행기 한 대를 하늘로 띄우려면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이 뒤따른다. 나의 조그만 실수로 비행 출발 시간이 지연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책임감으로 이겨내야 한다. 모두가 노력해 비행기를 제시간에 출발시켰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일본에 오지 않았더라면 지난 여름 유카타를 입고 아름다운 불꽃축제를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카운터에서 “아유, 일본에 와서 정말 고생 많아요” 하고 웃는 한국인 고객의 따뜻한 한마디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새로운 도전 앞에서 주저하고 끈기가 없던 내가 일 년 만에 크게 달라졌다는 점이다. 이젠 새로운 일에 부딪쳐 보자는 자신감이 생겼다. 힘들어도 이제껏 잘 버텨온 경험을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내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 나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일본어를 더 자연스럽게 구사할 수 있게 되었고, 영어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 멋진 여성이 되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도 열심히 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신이 꽃필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대학 3학년 때 '현대 일본의 이해' 수업에서 일본 국민그룹 SMAP의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 (世界に一つだけの花)이라는 곡을 배운 적이 있다. 노래 마지막에 보면 이런 가사가 나온 다. '작은 꽃과 큰 꽃 무엇 하나 같은 건 없으니, 최고가 되지 않아도 좋은 원래부터 특별한 단 하나(小さい花や大きな花一つとして同じものはないから、NO.1にならなくてもいいもともと特別なOnly one) '

 

꽃들은 저마다 개화 시기가 다르다. 이를 테면 3월에는 벚꽃이 피고, 5월에는 장미가, 여름 철에는 수국이 피어난다. 수국이 벚꽃보다 늦게 피어난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만 조금 늦게 피어날 뿐, 수국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이다. 나는 남들보다 졸업이 늦어졌기에 주위에서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고, 나 또한 그런 내 자신이 싫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해외 취업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이십대 후반 또는 삼십대 분들 중에서 '내가 너무 늦은 건 아닐까라며 포기하고 싶다는 분들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아직 늦은 게 아닙니다. 다만 당신이 꽃피는 시기가 오지 않았을 뿐이니까요.” 나도 해냈으니, 다음은 당신이 피어날 차례이다. 꽃처럼 아름다운 모든 청춘들에게 파이팅을 전한다. 나의 수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해외 취업을 할 수 있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해주신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월드잡플러스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새가 나비가 된다.
정말 구름이 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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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 선배들의 이야기. 재밌다고 정주행했다간 시간이 순삭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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