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출처: http://sweethome107.tistory.com/140?category=712963
http://sweethome107.tistory.com/148?category=712963
http://sweethome107.tistory.com/150?category=712963
본 게시물의 내용에 대한 저작권은 JOSEEHN님에게 있습니다.
일본의 제철회사 고로3사
일본기업소개 2번째로는 일본 산업화의 기반이된 제철산업의 대표기업들에대해 써볼까 한다. 제철은 산업의 쌀이라고 불린다. 메이지시대 일본 근대화의 토대에도 제철산업이 있었다. 당시 일본의 1인당 조강생산량은 서방국가들을 압도하였고 일본이 전쟁을 일으키는데 있어서도 제철산업의 역할은 컸다. 현재 조강생산량 기준 1위기업은 아르셀로미탈 (본사: 룩셈브루크)이고 중국의 대형제철회사들이 상위권에 많이 포진해있지만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나 기술면에서 일본의 제철회사들의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로를 운용하는 (일관제철소를 갖춘) 회사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있다. 일본에는 오늘 소개할 3개의 회사가 고로를 운용하는 회사이다. 3사 모두 동경증시1부상장기업이다.
1. 신일철주금 (Nippon Steel & Sumitomo Metal, 新日鐵住金, 신닛텟츠스미킹)
매출 4조6천억엔 경상이익 1745억엔 (연결) 조강생산량 4262만톤 2016년도
본디 국영기업이었던 야하타제철소(八幡製鐵所)를 중심으로 다수의 군소 제철업자들이 합동하여 1934년에 발족된 일본제철(日本製鐵)이 전신이다. 2차대전후 미국의 재벌해체작업에 의해 4개의 회사로 분할 되나, 분할회사중 야하타제철(八幡製鐵)과 후지제철(富士製鐵)이 합병하여 신일본제철(新日本製鐵)이 탄생했다. 2012년엔 스미토모금속공업 (住友金属工業)을 흡수합병하며 현재의 사명에 이르렀다. 그후 또다른 고로메이커인 닛신제강(日新製鋼)도 흡수하였다. 일련의 흡수합병을 계기로 조강생산량에서 포스코를 누르고 세계2~3위권에 위치해있다.
야하타제철소는 군함도등과 함께 일본의 산업화에 기여한 곳으로써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조선인 강제징용이라는 어두운 면을 일본정부차원에서 조명하지 않는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신일철주금은 사업형 지주회사로 본사가 일관제철소를 운영하며 산하에 제철관련회사 이외에도 엔지니어링회사와 IT솔루션회사등 많은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동사는 포항제철소의 건설에도 큰 역할을한바 있다. 포스코와는 상호지분보유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방향성전기강판 특허를 둘러싼 소송으로 관계가 크게 악화된다. 결국 포스코가 3000억원을 신일철에 지급하며 소송은 일단락되었다.
스미토모금속공업이 주축 스폰서였던J리그 카시마엔틀러스의 스폰서를 계속해서 하고 있다.
현업에 있는 지인이나 취업시장에서의 평판을 들어보면 굉장히 위계질서가 강하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또한 회사의 역사와 국가에대한 공헌을 근거로 강한 프라이드를 가진 사원들이 많은것 같고 업무강도는 매우 높다고 한다.
2. JFE홀딩스 (JFE Holdings, JFEホールディングス)
매출 3조3천억엔 경상이익 847억엔(연결) 조강생산량 2570만톤 2016년도
JFE는 신일철과는 달리 순수지주회사구조를 취하고 있다. 실제 제철은 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JFE스틸이 담당한다. 2002년, 일본강관(日本鋼管) 과 카와사키제철 (川崎製鉄) 이 합병하여 탄생한 그룹이다. 당시 일본강관과 카와사키제철은 각각 일본 2위 3위의 제철기업으로 이들의 합병은 일본의 철강업계 재편에 큰 계기가 되었다.
1930년대에 일본제철이 탄생할 당시, 일본정부는 일본제철업계의 대통합을 바랬으나 일본강관의 초대대표였던 시라이시(白石)는 시장경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대통합에 반대하여 독자노선을 선택, 일본제철에 대항하기 위해 고로를 건설하고 성장하였다. 훗날 일본강관은 신일본제철과 함께 포항제철의 제철소건설에도 크게 협력하게 된다. 카와사키제철은 카와사키조선 (현재의 카와사키중공업)의 제철부문이 독립한 회사이다.
신일철이 전국에 크고작은 제철소를 다수 가지고 있는것과 비교해 JFE는 대형제철소 몇 개로 집약한 것이 큰 차이이다. 특히 JFE의 서일본제철소는 일본 전체 조강생산량의 2할을 차지할 정도이다.
우리나라의 동국제강의 경영이 어려웠던 시절 JFE가 동국제강에 자금수혈을 많이해서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고 동국제강에 대해 후판압연등 기술공여를 하는등 백마탄 기사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일본철강협회 회장은 신일철사장과 JFE사장이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다.
현업의 지인들로부터 듣는 얘기를 토대로 판단하자면 신일철보단 수평적이고 부드러운 사풍인듯 하다.
3. 고베제강 (Kobe Steel, 神戸製鋼, 코-베세-코-)
1조7천억엔 경상 191억엔 적자 (연결) 조강생산량 721만톤
일본 3위의 제철회사. 신일철과 같은 사업형지주회사이다. 조강생산량은 신일철, JFE에비해 많이 적지만 특수금속(알루미늄, 티타늄 등)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철강은 그룹매출의 3분의 1정도이다. 고베대지진때 심대한 타격을 입고 오랜 부진을 겪었으나 2000년대 초반의 철강가격 급등의 흐름을 타고 부활한 바 있다.
신일철, JFE는 엔지니어링 부문이 플랜트EPC등 건설에 집중되어있는데 특이하게 고베제강의 경우 기계류의 제작에 엔지니어링 역량이 집중되어 있다. 게다가 기계제작 부문이 분리되지 않고 본사에 남아있다. 공작기계, 건설기계, 컴프렛서 등 폭넓게 제작사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최근 노벨리스코리아와 울산에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아베총리가 젊은 시절 입사했던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상 고로메이커 3사에 대해 알아봤다. 이들3사를 제외하고 제철 제강 분야에 속하는 매출규모 1000억엔 이상의 일본기업은 15개 내외이다. 일본의 조강생산량은 세계2위에 해당한다. 세계5위권인 한국보다 40%정도 많고 1위인 중국의 조강생산량은 일본의7~8배이다.
*개인의 소견입니다. 내용에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일본의 3대 중공업(重工業)
일본기업 소개 시리즈 5번째. 오늘은 일본의 중공/조선/중기계 기업들을 소개 해 보겠다. 중공/조선/중기는 각각 분야의 기업들을 따로 분리하기가 어려워서 중점 역량에 따라 나눠서 세 번에 걸쳐 투고하려 한다.
중공업은 한국의 산업화에 큰 공헌을 해온 분야이다. 지금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및 두산중공업 등이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활약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중공업이 도입된것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부터 이다. 전쟁물자 생산 및 북한의 자원을 활용하기 위함으로 생각된다. (일본으로 부터 우리나라가 해방될 당시에 일제가 세운 중공업 시설은 대부분 북한에 있었던지라 일제강점기에 상당한 자급률을 자랑했던 한반도의 중공업은 대부분 북한에 귀속되어버렸다.) 최초의 도입에서부터 군부독재시절의 중공업 부흥책에 이르기 까지 우리나라의 중공업의 역사는 일본의 중공업 회사들과는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일본의 경우, 메이지시대에 운영한 국영/관영 탄광, 제철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중공업이 크게 부흥하며 산업화의 틀을 닦았다. 또한 식민지 확대와 2차대전은 군수물자를 생산하는 일본의 중공업회사들이 기술적으로 크게 진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넓은 분야로 진출을 일궈낸 대표적인 일본의 중공업 3사를 먼저 소개하겠다. 이들 3사는 일본에서도 3대 중공업회사로 일컬어지며 모두 동경증시1부 상장기업이다.
1.미쓰비시 중공업(Mitsubishi Heavy Industry, 三菱重工業, 미쯔비시쥬-코-교-)
매출3조9천억엔 경상이익 1천2백억엔 (2016년도, 연결)
일본 최대의 중공업회사이다. 일본의 인프라산업에서 미쓰비시 중공업과 무관한 분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전에 소개한 미쓰비시상사(三菱商事), 그리고 미쓰비시도쿄UFJ은행(三菱東京UFJ銀行)과 더불어 미쓰비시그룹 3가(三菱グループ御三家)로 불리어왔다. 지금은 오히려 미쓰비시전기에 밀리는 모양세이긴하다. 일본사람들 사이에서 쇼-지(商事)라고하면 자연히 미쓰비시상사를 의미하듯 사명없이 쥬-코-(重工, 중공)라고 하면 미쓰비시중공업을 뜻한다. 또는 영문이니셜로 MHI(에무엣치아이)라고도 많이 부른다.
관영 나가사키조선소를 당시의 미쓰비시합자회사가 흡수한 뒤 미쓰비시조선으로 독립하게 된다. 후에 몇 번의 사업재편을 거쳐, 1930년대에 미쓰비시조선과 미쓰비시항공기가 통합되면서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재탄생한다. 중공업이란 단어는 영단어 Heavy Industry를 토대로 미쓰비시재벌 4대째인 이와사키 코야타(岩崎小弥太)가 창안해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는 한국이나 중국에서도 일반적으로 쓰이는 표현이다. 일본해군 전함건조를 독식하며 회사규모는 수 십배로 커지게 된다. 일본이 패전한뒤 GHQ에 의해 동일본, 중일본, 서일본의 3사로 분할 되지만 1960년대에 3사가 재통합을 하며 현재의 미쓰비시중공업의 진용을 갖춘다.
조선인 강제징용 관련하여 가장 많이 규탄받는 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중에도 군수물자 판매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것으로 알려져 이래저래 우리나라에겐 밉상인 기업이다. 아리랑위성3호 발사와 당진화력발전소 터빈등 우리나라 국가사업을 수주하며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일본의 입장에서 보자면 상당한 애국기업이고 국가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엘리트기업이라 할 만 하다.
사업은 크게 4가지 세그먼트로 나누어진다.
① 에너지・환경 (매출 약1.5조엔)
화력 및 지열발전은 종합전기에서 소개했던 히타치와의 합병회사로 MHPS에서 담당한다. 또한 세계최대 풍력터빈 회사인 덴마크의 베스타스(Vestas)와 함께 MHI Vestas라는 회사를 만들어 해상풍력터빈을 만들고 있다.그외 엔진제작, 원자력 발전소, 화학플랜트 건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② 교통・수송(매출 약0.5조엔)
조선, 철도, 민간항공기 관련 사업분야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의 사업 모태가 된 분야이지만 최근 수년간 회사전체 실적의 발목을 잡는 애물딴지 신세가 되고 있다.
세계최대의 크루선 선사인 카니발(Carnival) 그룹의 아이다크루즈(Aida Cruises)로부터 크루즈 여객선 2척을 수주했다가 설계변경, 납기지연 등으로2013년도부터 2015년도 말까지 나눠서 총2000억엔이상의 적자를 반영했다. 이 실패를 계기로 LNG운반선은 이마바리조선(今治造船)과 합작회사를 차리고 이지스함 등 방위 라인업을 제외한 조선부문은 손을 때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라는 발표가 있었는데 이미바리조선과의 협업은 뭔가 어정쩡하게 붕~뜬 느낌이다. 해군 최강의 방패로 불리는 이지스함의 경우에도 과거엔 미쓰비시가 일본시장을 독식했었지만 최근엔 JMU에게 수주를 빼앗기는 등 고전중이다. (엄밀히 말해 이지스함은 ③방위・우주분야에 속하지만...일반적인 회사의 구조를 생각하면 수주금액도 선체는 조선분야로 처리하고 상부의 무기를 포함한 구조물은 방위분야로 처리 할 듯 하다.)
또한 일본이 패전후 봉인되어 있던 민간항공기 분야를 부활시키기 위해 미쓰비시중공업이 팔걷고 나섰던 민항기 MRJ가 시험비행중 문제 발견으로 인하여 몇 차례 발매지연을 하면서 개발비용 증대와 수주처로부터의 신뢰상실, 계약취소로 이어져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고 있다. MRJ는 날지 못하는 비행기라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③ 방위・우주(매출 약0.5조엔)
이름은 방위・우주지만 방위분야가 4대1정도로 크다. 방위분야는 쉽게 말해 무기제작인데 전투기, 전차, 잠수함, 이지스함,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 우주분야는 로켓 및 우주정거장 물자보급기가 포함된다. 최근에는 아베총리와 쿵짝이 잘 맞아서 해외수출을 포함하여 사업기회가 확대되고 있지만 그 동안 사업적으로 업다운이 많았던 분야이다. 이 부분에 대해 이이다(飯田) 전사장은“ 방위분야에서 공헌을 못하면 미쓰비시의 존재의미가 없다. 이익이 나니까 하고 안나니까 안하는 사업이 아니라 미쓰비시가 타고난 숙명”이라고 평했다.
④ 기계・설비 (매출 약1.4조엔)
매출/이익 양면으로 꾸준하게 미쓰비시중공업을 지탱하는 분야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최대의 기계메이커로 제품의 숫자가 700을 넘어 기계 백화점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몇몇 주요제품만 열거하자면, 물류기기, 터보차져, 엔진, 제철기계, 냉열기기, 컴프레서 등이 포함된다. 성장분야는 물류기기인데 포크리프트가 주력상품이다.
이상, 전체적인 미쓰비시중공업의 매출은 해외와 일본이 5대5정도이다.
2. 가와사키중공업 (Kawasaki Heavy Industry, 川崎重工業, 카와사키쥬-코-교-)
매출 1조5천억 경상 3백6십억엔 (2016년도, 연결)
회사이름으로 인해 일본의 카나가와현(神奈川県) 카와사키(川崎)시에 있는 회사로 오해를 받곤한다. 카와사키시는 공업도시로 유명해서 더욱 그런 이미지가 있는듯하다. 사실은 창업자 카와사키쇼-죠-(川崎正蔵) 의 이름을 따서 지은 사명 카와사키츠키치조선소(川崎築地造船所)가 기원으로 후에 항공기, 철도, 열차 등의 사업분야에 진출하며 1930년대에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되었다. 일본에선 줄여서 카와쥬-(川重) 또는 KHI라고 부른다.
선박해양 / 차량(열차) /우주항공/터빈・기계/플랜트・환경/모터사이클・엔진/정밀게계 세그먼트로 구분되어 있는데 크게 편중되지 않고 각자 매출도 고만고만 하고 이익도 고만고만하다. 다만 선박분야는 경쟁력에도 물음표가 붙는데다가 2015년, 브라질의 국영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뇌물 스캔들에 연루되어 제대로 드릴쉽건조의 비용을 회수 못하고 수백억엔의 손실을 입는등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처럼 방위관련 세그먼트를 따로 분리하지 않고 상품별로 관리를 하고 있는 듯 한데 최근의 방위관련 수주는 미쓰비시중공업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이할만한 이력으로는 일본의 첫 증기기관차를 생산한것. 라이트형제의 비행으로 부터 고작 15년뒤에 항공기공장을 만든것, 일본 제2위의 로봇생산 (1위는 파낙 -Fanuc-) 등이 있다.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국의 고속철도기술에 카와사키중공업의 기술이 도용된것이 아니냐는 의혹이있다.
한국에서는 카와사키 중공업의 오토바이가 잘 알려져있는데 라이벌인 혼다는 비교적 대중적인 수요를 충족하는 편안하고 무난한 바이크라고 하면 카와사키는 고성능, 하이 스피드의 이미지가 있다. 닌자라던가 Z시리즈라던가, 모델이름도 강렬하다.
3. IHI (IHI, 아이에이치아이)
매출 1조5천억엔 경상이익 4백7십억엔 (2016년도, 연결)
이시카와지마하리마중공업 (石川島播磨重工業), 말하기도 숨찰 만큼 긴 회사이름을 자신들도 자각한듯, 당시부터 약어로 잘 쓰이던 IHI를 정식사명으로 채택했다. 이시카와지마 중공업(石川島重工業)과 하리마조선소(播磨造船所)가 합병하여 형성된 중공업 대기업이다. 많은 사람들이 IHI의 H를 하리마(播磨)의 H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Ishikawajima harima Heavy Industry, 즉 Heavy의 H이다. 이시카와지마는 무려 160년이상 된 회사로 에도막부(江戸幕府)의 명을 받고 도쿄(당시의 에도) 스미다강(隅田川)의 이시카와시마 (石川島 시마=섬)에 조선소를 창업한 것을 기원으로 하고 있다. 1870년대에는 일본의 민간조선소로는 처음으로 증기선을 건조하기도 했다. 1890년대에는 일본의 첫 화력발전용 발전기를 납입했으니 당시 우리나라의 산업수준을 생각하면 굉장히 앞서나간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쓰비시와 카와사키중공업이 조선업을 계속하고 있는것에 반하여 IHI의 조선자회사는 JFE홀딩스산하의 유니버설조선(ユニバーサル造船)과 합병하여 JMU(Japan Marine United)가 되어 독립하였다. JMU는 다음편에 다루기로 한다.
①자원/에너지/환경 ②사회기반/해양 ③산업시스템/범용기기 ④항공/우주/방위
이렇게 4개의 세그먼트로 사업구분을 하고 있는데 매출 비율은 ②가 제일작고 ④가 제일크다. ④는②의 세배정도 매출규모이며 이익도 ④가 거의 다 만들어 내고 있다고 보면된다. ④에 포함되는 제품은 엔진을 포함한 항공기 부품, 로켓 등이다.
미쓰비시나 카와사키 중공업은 터빈을 제작하는데 IHI는 터빈은 없고 발전용 보일러를 제작하는 등 미묘한 차이는 있지만 큰 그림은 비슷하다. IHI는 LNG탱크 제작 및 설치 교량(다리)건설에 있어서도 일본의 상위권 메이커이다.
IHI의 특징적인 제품으로는 터보차져가 있다. 옛날에는 고스펙 스포츠카에나 들어가는 제품이었지만 최근의 자동차에는 거의 다 탑재되어 엔진 출력을 올려주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허니웰(Honeywell)과 보그워너가 과점하고 있던 시장을 IHI가 20%정도의 쉐어를 가져가며 메이저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미쓰비시중공업도 10%이상의 쉐어를 차지하며 미국과 일본의 과점속 독일의 후발 메이커의 도전 형국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충남서산에 현대위아와 함께 현대위아IHI터보를 설립하여 터보차져를 공급해왔는데 그간 국산화를 추진해온 현대위아가 IHI와의 합작을 종료하고 기술제휴만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위아가 글로벌 터보차져 메이커에 맞서 얼마나 선전 할 지가 궁금하다.
또한 한국청년들의 해외취업관련 기사에 자주 등장하는 메이커이기도 하다. 비교적 한국 학생들을 많이 채용하는 이미지가 있다. 다만 지인에 의하면 이회사의 핵심분야인 항공/우주/방위 분야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인이 배치되지 않으며 승진에 있어서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한다.
IHI의 금년도 전망은 작년실적에서 소폭성장한 정도이다.
이상, 일본을 대표하는 중공업 3사를 알아보았다. 다음엔 일본의 조선기업에 대해 쓸 예정이다.
일본의 조선기업
섬나라인 일본의 조선업은 상당히 역사가 길다고 할 수 있다. 중국 및 한반도의 고대・중세국가들과 교류를 위해 배가 사용되었고 임진왜란때 대선단을 이끌고 한반도를 침략하기도 했다. 에도막부 시대에 쇄국정책을 펴면서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가던 일본에 갑자기 나타난 페리제독의 증기선(黒舟=흑선)은 에도막부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자신들이 직면한 위기를 느낀 일본은 즉각 군함건조에 착수하나 기술적으로 불충분했다. 메이지시대에 접어들어 열강들이 식민지 획득에 열을 올리자 섬나라인 일본으로써는 육군이상으로 해군력의 증대가 절실해졌다. 미쓰비시, 미쓰이 같은 재벌의 참여로 자본을 확충한 조선업도 해군과 함께 성장 할 수 있었다. 일본의 조선업은 2차대전 패배 후 크게 주춤거렸지만 일본경제는 한국전쟁의 특수를 누리며 해운업과 조선업이 다시금 크게 성장 할 수 있었다. 1956년, 일본은 당시 조선업의 최강자였던 영국을 누르고 2000년대 초반 한국에게 덜미를 잡힐때까지 오랜기간 세계정상을 자리를 차지했다. 특히 70, 80년대에는 세계쉐어의 5할을 차지했다.
전편에서 소개한 3대 중공업 회사는 그 기원을 조선업에 둔 회사들이지만 현재는 조선분야가 회사내에서 존재감이 별로 없는 사업으로 전락했거나 사업을 접은 상태다. 오늘 소개 할 회사들은 현재 조선업이 주업인 회사들이다. 현재 일본에서 조선업을 중심으로 하는 회사들의 규모는 3대 중공업 회사들과 비교하면 많이 초라하고 한국의 조선 빅3와 비교해도 규모면에서 비교가 안된다. 그러나 여전히 선박CGT에 있어서 일본은 한국 중국의 뒤를 잇는 세계 유수의 조선국가이며 친환경선박이나 LNG추진선, 쇄빙선, 소방선박 같은 특수선박 분야에서 중국보단 일본이 우리나라의 경쟁자이다. 가격경쟁력을 배제하고 설계,건조기술만 보자면 여전히 일본의 조선업은 탑클래스에 속한다. 지금의 한국이나 중국처럼 한 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일본 조선업의 현모습을 조명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오늘 소개하는 회사중 미쓰이조선만이 동경증시 1부에 상장되어 있다.
1. 이마바리조선 (Imabari Shipbuilding, 今治造船, 이마바리죠-센)
매출 약3천7백억엔 (사장 기자회견 발표)
경상이익 흑자로 추정 (비상장, 비공개)
2016년 인도실적: 87척 382만GT cf. 2015년: 91척 450만GT
줄여서 이마죠(今造)라고 부른다. 순수하게 조선만 놓고 보자면 일본최대의 회사로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낙후지역인 시코쿠(四国)지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다. 시코쿠 북부와 히로시마(広島)남부에 다수의 공장/제작소를 보유하고 있다. 수주잔량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의 뒤에 바짝 붙어서 힐끗힐끗 3번째 자리를 넘보다가 월별 내지는 분기별로 3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1940년대에 이지역의 조선업계의 군소업체들이 합병하여 현재의 이마바리조선이 되었다. 회사명은 본사가 에히메현(愛媛県) 이마바리시(今治市)에 위치하는 것에서 유래했다.
최근에도 카가와현(香川県)마루가메시(丸亀市)에 400억엔을 투입해 신형 도크를 완성하는 등 설비규모를 확중하며 한국, 중국 조선회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고 있다. (마루가메 도크 제원: 610m X 80m. 1330t골리앗크레인 3기)
14,000TEU급의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건조해왔으나 마루가메 도크를 통해 상선미쓰이(商船三井)로 부터 수주한 20,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성공적으로 진수하는 등 한국조선회사의 독무대였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에도 실적을 쌓고 있다. 본사 종업원은 1600명 규모인데 평균연령이 삼십대 초중반으로 생각보다 젊다.
이마바리조선 그룹의 2016년 건조량 베이스 쉐어는 일본국내 시장의 28.5%, 세계시장의 5.7%에 해당한다.
2. 재팬마린유나이티드 (Japan Marine United,ジャパンマリンユナイテッド, 자판마린유나이텟도)
매출 3천2백억엔 경상이익 4십억엔
줄여서 JMU라고 한다. 원래 일본강관이 가지고 있던 조선부문을 JFE홀딩스 (제철관련 이전 포스팅 참조)가 계승하여, 후에 히타치조선(日立造船)과 조선부문을 50대50으로 합병시켜 유니버설조선(Universal Shipbuilding)을 탄생시켰다. 2013년에 IHI (중공업관련 이전 포스팅 참조)의 조선부문과 50대50으로 합병하며JMU가 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각 모회사의 지분이 조정되며 최종적으로 JFE와 IHI가 각각 45.93%, 히타치조선이 8.15%로 캐스팅보드를 쥔 상태로 정리된 비상장회사이다. 합병을 통해 전국에 7개의 조선소를 보유하여 컨테이너등의 상선, LNG등의 연료운반선, 잠수함 및 군함등 방위분야, 쇄빙선, 소방선 같은 특수선까지 풀라인업을 갖추게 되었다. 라인업은 일본에서 가장 다채롭다고 평가된다. 재작년과 작년에는 미쓰비시중공업이 독점하고 있던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을 수주하며 업계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마바리조선의 경우 대기업인 이마바리조선이 상대적으로 작은 회사를 흡수하며 규모를 늘려온 반면 JMU는 근 20년동안 50대50의 대등한 합병을 두 번이나 겪으며 JFE, IHI, 히타치조선 등 본래 대기업 출신의 인사들이 섞여 있기 때문에 문화적, 설계적 이질감이 아직도 완벽하게 봉합되지 않은 부분도 있는듯하다. (게다가IHI의 조선부문은 이전 스미토모중기계공업이라는 대기업의 함정건조부문을 합병한 경위가 있어 사실상 4개의 대기업의 인재가 모여있는 상황이다.) 미쓰이조선의 조선부문과의 통합 가능성도 제기되었었는데, 이마바리와 미쓰비시의 연계가 현실화되고 JMU와 미쓰이의 통합이 이루어지면 이마바리와 JMU를 중심으로한 일본 조선업의 거대한 재편이 이루어져 한국의 빅3를 위협 할 수 있다.
3. 미쓰이조선 (Mitsui Engineering & Shipbuilding, 三井造船, 미쯔이죠-센)
매출 7천3백억엔 경상이익 1백5십억엔 (2016년도, 연결)
오늘 소개하는 회사중에 가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조선분야만 놓고 보면 상기 2사와 비교하여 많이 작다. 플랜트 엔지니어링, 해양플랜트, 중기계가 메인이다. 중기계획의 방향성도 조선・해양보다는 에너지・환경 쪽을 지향하고 있어서 어떤 의미로는 지난번의 3대 중공업회사와 함께 소개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르겠으나, 일단 사명에 조선이 붙어있기도 하니… 그러려니 하자. 3대 중공업과 비교하면 조선비중이 훨씬 높기는 하다. 해양플랜트도 광의로 조선업이라고 한다면 매출의 40%정도는 조선이라 할 수 있겠다.
1917년에 미쓰이물산(종합상사 관련 이전 포스팅참조)의 조선부(部)로 출발해서 탄생 올해100주년을 맞이했다. 1930년대에 타마조선소(玉造船所)라는 상호로 독립한다. 1940년대 부터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현대중공업도 지주회사로 전환을 위하여 사업유닛별로 분사화를 추진한바 있는데 미쓰이조선도 본사를 해양/기계・시스템/엔지니어링으로 분할하고 다른 자회사들과 수평적 구조를 만든뒤 지주회사가 경영관리하는 체재로 전환을 추진중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분사된 회사중 현대로보틱스가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쓰이조선의 경우 순수지주회사로 전환을 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신체재의 출범은 2019년4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쓰이조선의 특기분야는 선박용 디젤엔진이다. 일본의 선박 디젤엔진시장의 50%이상의 쉐어를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미쓰이조선의 라이센스를 이용한 타사제조의 엔진을 더하면 점유율은 60%를 훌쩍넘는다. 또한 일본의 컨테이너크레인 시장의 대부분을 독식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일본의 많은 항구가 14,000TEU를 최대치로 잡고 컨테이너크레인을 설치 했는데 최근 18,000TEU 및 20,000TEU이상의 컨테이너선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 초대형 크레인의 문의가 많아서 생산이 수요를 못따라 가는 실정이다. 동사의 최근성장분야는 바이오매스 발전소등의 재생가능에너지 발전설비의 EPC 및 O&M이다.
이상 주요 조선회사에 대해 끄적여보았다. 사실 선박의 건조량(GT) 랭킹은 이마바리조선, JMU가 선두그룹, 나무라조선소(名村造船所), 오오시마조선소(大島造船所)가 2위권그룹, 신쿠루시마도크(新来島どつく), 미쓰이조선 미쓰비시중공업이 3위권그룹을 형성하고 그외 건조량 수십GT수준의 중견 중소 조선 회사가 다수 존재하는 구조이다. 미쓰이나 미쓰비시의 조선보다 더 큰 나무라, 오오시마지만, 내가 아는게 별로 없어서 쓸말이 없다.
불과 17년전인 2000년엔 미쓰비시중공업이 일본 1위의 조선회사였는데 지금은 이마바리조선의 1/5수준이니, 세월무상,격세지감이다.
일본 조선기업들은 생산량의 8할이상을 일본국내에서 소화하고 있고 그중 9할이상을 지방권에서 생산을 하고 있어서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 성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최근 십년간 수출품목 수위를 다툰 분야는 조선 반도체 석유화학 전자제품 등이 있는데 일자리 창출효과는 조선이 압도적으로 크고 지방경제 활성화에도 기여를 해왔다. 시대의 흐름에따라 우리의 조선업의 상당부분을 다른산업으로 쉬프트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걸려있는 산업인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민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해야 할 것이다.
정말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댓글 달기